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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행 줍 기
永館 김 용 주
은행잎 샛노랗게 물들무렵
잎보다 먼저 가지를 비우고
뜰 안에 나뒹구는 열매들을 생각한다.
천년 역사의 모퉁이를 돌아서는
고풍한 사찰에
한 고승이 외롭게 비질하며 쓸어내는
은행잎이 쌓여간다.
어여쁜 누이의 오랜 사진을 기억하는가
색 바랜 책갈피에 클립해 둘
은행잎을 주울때면,
금빛 은행들은 땅 위에 떨어져
앞 다투듯 발 아래 구른다.
가죽통 같은 내 가슴 속에
한알, 한알
은행을 주워 담는다.
가을은 어언
山寺에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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