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팔자 땜은 어쩔수 없다는 건지~
28일만에 퇴원한 놈을 그 다음날 족행신들이 교대로 한사코 불러내댄다.
진작부터 난 못간다고 고사했건만
태풍 곤로사가 난리를 치는 이른아침결에 다시 또 부름을 받았다.
"김시인 오늘 같이 안 가면 이제부터 나랑 절교다~~"
이놈의 인기는 언제나 식을라나~
70세 할매 시인의 협박에 가까운 부름이었다. 흑흑흑~
난 기어히 붕대를 싸맨 발을 끌고 버스에 동승하여
폭풍을 뚥고 동해안으로 달려야만 했다.
이름하여 문인 23명이 함께 떠난 '울진문학기행'이었다.
물론 운전기사 빼곤 남여 모두 다해 내가 젤 영계이었던 것을~~~
10년만에 다시 찾은 덕구온천호텔입니다.
저무는 죽변항의 노을이 머얼리 태풍 곤로사를 배웅하듯 합니다.
말 그대로 자연산입니다. 곁들인 시원한 물회가 사람을 혼절케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여류시인의 친정집 마당에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시낭송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원도 울진 막걸리에 삶은감자랑 찐옥수수, 전부침까지~~ 술꾼들은 아주 해방된 날입니다.
그러나 저 어선들처럼 이젠 그만 우리도 일렁대던 하루의 꿈을 정박하러 가야 합니다.
누구나 그리운 이의 앙가슴사이에 닻을 내리고 싶듯이.
덕구온천호텔의 아침을 사마귀가 당랑권을 앞세우고 창가에 와서 깨우고 있군요.
짧았던 하룻밤의 단꿈도 뒤로 하고.
죽변항이 숨겨놓은 비경~폭풍의 언덕으로 갔습니다.
이곳은 드라마 '폭풍속으로'의 촬영지라네요.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난 그 드라마가 무슨 내용인지 보지 못했답니다. ㅋㅋ
파도가 사람의 정신을 홀려놓습니다.
가히 저러한 파도의 포말속에 이 한몸 산화하여 맡겨보고 싶은 충동이 들만도 합니다.
우측으론 빽빽한 대숲과 오솔길을 지나 저 높이 죽변항 등대가 세월을 곰삭히고 있군요.
천축산 불영사 일주문입니다.
내가 10년전에 왔을 땐 없었는데 그 후 새로 만들었나 봅니다.
일주문을 지나 바윗길을 돌아~~
저 위에 있는 부처님 형상 바위가 보이시져?
그 부처님 그림자가 못위에 비쳐 佛影寺가 되었답니다.
결국 우리는 부처는 보지 못하고 그림자만 봤을 뿐이었던 것을~~
하여 부처는 눈으로 보는게 아니고 마음으로 봐야하는 것이거늘~~
수령이 400여 년은 됨직한 소나무들이 대부분 아랫도리에 상흔을 갖고 있다.
아시져?
일제가 대동아 전쟁이랍시고 우리 민족을 수탈할 때 연료대용으로 쓰는 송진 채취를 목적으로
수목에 까지 노략질을 했던 그날들을!
우리는 용서는 하되 결코 잊지는 말아야 할 것이외다.
이제 허위허위 하산길에 접어들 때입니다.
이 고요한 솔숲길처럼 그대 또한 放下着!
이제 무거눈 짐 잠시 내려 놓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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