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숟가락
김 남곤
어머니의 숟가락은 끼니때만 되면 아픈 분할을 시작했다
그때마다 숟가락 끝에선 바람이 비벼가는
가느다란 단소 소리가 들렸다
그 떨리는 주먹을 무슨 깃발 하나가 감아서 서럽게 다독였다
깃발은 눈물 묻어 축축했지만 빛나보였다
그 주먹이 더 이상 분할을 시도할 수 없었을 때쯤
어머니의 숟가락은
끝 모를 영역으로부터 청녹이 슬기 시작했다
하늘빛하고도 바꿀 수 없는
시집 : 녹두꽃 한채반(2009)
출처 : 詩나루 惠나루
글쓴이 : belladonn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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