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詩

[스크랩] 어머니의 숟가락 - 김 남곤

영관님 詩 2010. 11. 9. 18:45

       

          어머니의 숟가락

       

                   김 남곤

       

      어머니의 숟가락은 끼니때만 되면 아픈 분할을 시작했다 

      그때마다 숟가락 끝에선 바람이 비벼가는

      가느다란 단소 소리가 들렸다

      그 떨리는 주먹을 무슨 깃발 하나가 감아서 서럽게 다독였다

      깃발은 눈물 묻어 축축했지만 빛나보였다

      그 주먹이 더 이상 분할을 시도할 수 없었을 때쯤

      어머니의 숟가락은

      끝 모를 영역으로부터 청녹이 슬기 시작했다

      하늘빛하고도 바꿀 수 없는

                                                                                     시집 : 녹두꽃 한채반(2009)

출처 : 詩나루 惠나루
글쓴이 : belladonn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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