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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영관님 詩 2011. 2. 3. 16:59

            [복수초]

 

 

                                     찬 란

     

                                  이병률 

     

    겨우내 아무 일 없던 화분에서 잎이 나니 찬란하다

    흙이 감정을 참지 못하니 찬란하다

    감자에서 난 싹을 화분에 옮겨 심으며

    손끝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를 듣는 것도

    오래도록 내 뼈에 방들이 우는 소리 재우는 일도 찬란이다

    살고자 하는 일이 찬란이었으므로

    의자에 먼지 앉는 일은 더 찬란이리

    찬란하지 않으면 모두 뒤처지고

    광장에서 멀어지리

    지난밤 남쪽의 바다를 생각하던 중에

    등을 켜려다 전구가 나갔고

    검푸른 어둠이 굽이쳤으나

    생각만으로 겨울을 불렀으니 찬란이다

    실로 이기고 지는 깐깐한 생명들이 뿌리까지 피곤한 것도

    햇빛의 가랑이 사이로 북회귀선과 남회귀선이 만나는 것도

    무시무시한 찬란이다

    찬란이 아니면 다 그만이다

    죽음 앞에서 모든 목숨은

    찬란의 끝에서 걸쇠를 건져 올려 마음에 걸 것이니

    지금껏으로도 많이 살았다 싶은 것은 찬란을 배웠기 때문

    그러고도 겨우 일 년을 조금 넘게 살았다는 기분이 드는 것도

    다 찬란이다.

     

    출처 시집, <찬란> 문학과지성사, 2010

     

     

    행복하고 즐거운 설날~

    복(福) 많이 받으세요~!



     신묘년 새해를 시작하는 

     설날이 찾아왔습니다.

     

    우리님들 모두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과 행복한 사연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11년 신묘년 설날을 맞이하여
    건강의 복,

    사랑의 복,

    재물의 복,

    행운의 까지 가득 넘치시고....
    매일매일 즐거운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새해가 겨울의 한복판에 자리잡은 까닭은
             낡은 것들이 겨울을 건너지 못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낡은 것으로부터의 결별이 새로움의 한 조건이고 보면
             칼날 같은 추위가 낡은 것들을 가차없이 잘라버리는
             겨울의 한복판에 정월 초하루가 자리잡고 있는 까닭을 알겠습니다.


            세모에 지난 한 해 동안의 고통을 잊어버리는 것은 삶의 지혜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잊지 않고 간직하는 것은 용기입니다.

     

            나는 이 겨울의 한복판에서

            무엇을 자르고,

            무엇을 잊으며,
            무엇을 간직해야 할지 생각해봅니다.

     

                                          신영복- 지혜와 용기

     

     


                         

출처 : 3456.민조시
글쓴이 : 솔방구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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