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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민갈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아픔을 기억해야 한다

영관님 詩 2011. 6. 11. 21:30

 

 

 김태원이 입을 열었다. 숨겨진 아들 얘기며, 예능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털어 놓았다.

"둘째 아들이 마음이 아프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들과 가족들을 위한 선택이었다."

음악적 자존심으로 버티던 그가 고집을 꺾은 것도 자폐아들 때문이었다.

자폐증을 앓는 사람들은 인간 상호작용을 거부하며 혼자만의 섬에 갇혀 있다.

그는 지금도 그 아들과 대화하는 꿈을 꾼다. 물론 태어나서 11년 동안 한 번도 대화한 적이 없다.

하지만 그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의 아내의 소원은 '아들보다 하루를 더 사는 것'.

그들은 아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힘들었고 결국 김태원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외국으로 떠났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를 괴물이라고 부른다.

외형이 괴물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불에 타 댕강해진 손, 까 뒤집혀진 입술,

사람 손으로 만들었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벌건 눈, 울퉁불퉁한 피부...

아닌게 아니라 그의 얼굴은 괴물같다. 성당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봉사활동을 나가면 그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거나 돌린다. 그리고 숨소리도 안 낸다. 무섭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가 이렇게 말문을 연다.

"제가 괴물같죠?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급히 부탁할 일이 있어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어디서 만나죠? 라고 물었다가 긴 시간 고민했다. 정말 어디서 만나지?

17년 동안 수없이 만나 온 사람이지만 난 그를 한 번도 밖에서 만난 적이 없다.

성당이 비어 있을 만한 시간, 나는  거의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엘레베이터를 통해 그를 맞았다.

행여나 사람들 눈에 띌까 걱정되어 그와 내가 거쳐야 하는 길목은 철저히 사전답사했다. 

그런 다음, 아무도 모를 만한 성당 한 구석으로 가서 그와 마주 앉았다.

 

그는 간첩이 아니다. 점자도서관을 운영하며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사목을 하는 목사님이다. 그런데 왜 그처럼

몰래몰래 만나야 했을까? 사람들이 그를 흘끔거리며 바라보아 그의 마음에 상처를 줄까 염려되었기 때문이다.

식당으로 안내하여 함께 밥을 먹자고 할 수도 없었고 외진 술집으로 숨어 들 수도 없었다.

어느 영업집 주인이든 그를 환영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재수 없다고 소금이나 뿌리지 않으면 다행이지. 

 

그에게도 빛나던 청춘의 때가 있었다.

법관을 꿈꾸던 그가 이렇게 된 것은 스물 두 살 때. 집안에 화재가 나면서부터이다. 

화마는 그의 꿈은 물론 모든 것을 앗아갔다. 살고 싶지 않아 몇 번씩이나 자살을 시도했지만 죽는 것도 쉽지 않았다. 

마음을 바꿔 신학교에 진학을 하고 그는 목사가 되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방치되어 있는 시각 장애인들.

그는 그들을 위해 선교회를 만들고 시각장애인 공동체와  민간 점자도서관을 만들어 20년째 운영하고 있다. 

 

김태원과 그의 가족이 힘들었던 것은 경제적인 어려움이 아니었다. 흘끔거리는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우리처럼 상처를 받고 떠나거나 아예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그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줬으면 좋겠다' 김태원의 당부를 우리는 뼈 아프게 들어야 한다.

 

어느 장애 여성이 자신의 카페에 올린 글을 소개한다.

 

저도 지체장애 1급1호의 장애를 안고 결혼을 해서 민재를 낳았는데, 밖에 나가게 되면.. 혀를 차시는 할머니들..

그리고 힘든데 애기를 어떻게 키우나 하면서 걱정하시는 아줌마들.. 그런데 너무 어의가 없는건.. 애기를 제가 낳았냐고

물어보는 분도 계셨다는 겁니다..
물론 그분들은 안되보여서 힘들거 같아서 걱정으로 하시는 말씀이지만,, 장애인들은 그걸 싫어합니다.
그리고 많은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교통이 불편하고 모든게 힘들어서 나오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따갑게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걱정해주는 척 하면서.. 쯧쯧쯧 하면서 고개를 뒤로 돌리면서까지 쳐다보죠
장애인들은 그게 싫어서 안나옵니다. 그리고 어른들 자주 하시는 말씀.. 쯧쯧 얼굴두 잘생겼구만.. 어쩌다가 그렇게

됐어? 불쌍해라. 쯧쯧쯧. 무슨 동물원의 원숭이 바라보듯이 말이죠..
암튼 장애인들을 따갑게 바라보는건, 그들을 방안에 가두는 행동이라는걸 꼭 기억해 주셨음 합니다.
장애인쪽에서 먼저 손을 내밀었을때 그때 도와주시고 그냥 일반사람 보듯이 지나쳐주세요.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역효과를 냅니다.

 

 

(사진출처: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 캡처)

출처 : 내남없이
글쓴이 : 굄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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