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derszenen Op.15 - 어린이 정경 작품15
작곡가의 문화에 공헌도를 측정하는 척도가 있다고 하면 그 중에는 다음 세대에 주는 것이 어떠한 것이었느냐 하는 그러한 점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린이를 위하여 좋은 작품을 쓰고 예술적으로도 질을 떨어뜨리지 않고 기술만이 아닌 음악상의 영양을 다음 세대에 물려 준다는 점에서 슈만보다 더한 대작곡가는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차이코프스키도,드뷔시도 그 외 19세기 후반 이래의 많은 작곡가들이 이런 점에서는 슈만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 곡집 중 "트로이메라이", 드레스덴 시대의 "소년 앨범" 작품68에서의 "즐거운 농부"등을 생각해 보아도 세계 중의 소년 소녀로서 이 은혜를 받은 사람들의 총인구는 상상을 초월하는 일일 것이다. 슈만의 음악이 이를테면 바그너의 거대한 악극도 감히 따르지 못하는 영역은 이러한 점이다.
<어린이 정경>이라는 작품의 경우, 그러나 그 견지만이 전부는 아니다. 이것은 어린이를 위한 작품은 아니며 슈만의 가장 충실한 창작력의 시기에 작곡된 어른들을 위한 작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후에 소년들을 위한 앨범과는 다른 점에서 K.H 베르너는 이 사정을 다음과 같은 말로 표현하고 있다.
"<어린이 정경>은 젊은 마음을 간직한 어른들을 위한 곡집이다."
슈만 자신의 글로 그동안의 소식을 활자화한 귀중한 몇줄의 글이 남아 있다. 1838년 3월 18일. 클라라에게 쓴 편지에서 그것을 인용해 보자.
"나는 지금 음악으로 가득 차 넘칠 것 같은 그러한 기분이 자주 납니다. 무엇을 작곡했는지, 잊어버리기 전에 써 두겠습니다 - 언젠가 당신은 나에게 이렇게 써 보냈습니다. "가끔 당신은 어린애같이 생각됩니다."라고. 이 말의 여운 속에서 작곡한 것입니다. 즉 이것이 마치 마법의 붓처럼 움직여 30개나 되는 귀여운 것들을 썼습니다. 거기에서 12곡을 골라 <어린이 정경>이라고 이름을 붙인 셈입니다. 당신도 꼭 기뻐하시겠지요. 그러나 명피아니스트인 것은 잊어버려 주십시오."
슈만의 피아노 작품 전체 중에서도 이 곡집의 예술적 가치는 지극히 높은 것이다. 작품 11의 <피아노 소나타>에서 작품17의 <판타지>까지의 7곡을 통틀어 최고급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으나 그 중에서도 작품 12의 <환상소곡집>과 이 작품15와는 격정의 태풍에 쌓여 있는 조용한 고도처럼 부드러운 환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슈만 자신의 평가는 <사육제>나 <피아노 소나타> 등의 "거칠은 것들"에서, 작품15이후의 형식 내용과 함께 이루어진 성격의 것으로 자기의 양식이 원숙해졌다고 보고 있어 <어린이 정경>도 <크라이슬레리아나>와 <판타지>와 더불어 자기의 최고 걸작에 넣고 있었다. 이 평가는 후세에 반대의 주장에 휩싸이기도 했으나, 슈만의 생존시부터 19세기 말에 걸쳐 이 작품은 피아노 소곡집의 모범적인 위치에 있다고 일컬어지고 있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편지의 날짜에서 1838년의 3월 18일에는 30점 정도의 스케치에서 12점을 골라낸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3월에 완성"이라고 한 것은 성급한 것으로, 4월 한 달은 꼬박 수정 보완에 몰두하였다. 4월 13일자의 클라라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어린이의 정경>은 당신이 도착할 때까지는 완성될 것입니다. 이 곡들이 나는 대단히 마음에 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치고 있으면 대단히 사람들에게 인상을 주는 것 같으며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그러합니다!" (곁들여 클라라는 이때 비인에 있었으며 5월 초나 중순 가까이 돌아올 예정이었다).
출판은 1839년, 라이프치히, 브라이트코프 운트 헤르텔 출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