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별[1]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榮館김용주
새벽이 가까울 무렵까지 별을 헤아리다가 밤이슬에 머리카락이 촉촉이 젖어 집에 돌아오면, 내 여동생 경희가 이불 속에 혼자 훌쩍거리며 울고 있었다. 밤하늘에 별이 없다면 밤은 더욱 어두운 세상이 되고, 푸른 하늘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어떤 등불이나 꽃송이보다도 더 아름다운 별이 잠시 떠오르다가 별똥이 되어 빛을 뿌리며 사라지는 것이 너무 슬펐다.
우리가 사는 이 태양계에는 이런 아홉 개의 행성들이 해를 중심으로 공전과 자전을 거듭하며 천체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 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우리가 모르는 별들이 지금도 저 우주 어딘가에서 살아 공전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 별의 운동은 우주 역사 이래 지금까지 계속 진행해 왔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변하지 않을 법칙이다. 그런데 여름철 어느 날 밤에는 그 별똥별이 더 많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나는 한편으로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루 이틀 사흘, 이렇게 시간이 끝없이 지나다보면 저 은하계를 이루고 있는 일천억 개 이상의 무수한 별들도 모두 별똥이 되어 사라지고, 마침내는 아무리 넓은 하늘이라도 별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되지 않을까? 그러면 이 우주는 어떻게 될 것인가? 언제인가는 저 공활한 우주에 가득한 별들이 다 어디론가 떠나고, 빈 우주만 덩그러니 남게 되지 않겠는가.
그 무렵 나는 흔한 안경 하나 써보지 못하고 자라는 어린 나이였다. 지금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먼 풍경을 비춰 볼 망원경을 가지고 논다던지, 그것으로 저 망망한 밤하늘에서 무수한 별을 찾아 관시觀視한다는 것은 꿈만으로도 행복하고 순진한 아이였다.
그런데 참 생각할수록 의아한 현상이라고 느껴지는 일이 있었다. 매일 밤, 1개월 2개월을, 수년이 지나도 하늘 가득 촛불을 켜든 별꽃들의 숫자나 형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하늘 한 모퉁이에서부터 그 수많은 별들을 한 개 두 개 다시 헤아려 보고 별자리들을 살펴봐도 내가 그 즈음보다 더 어린아이였을 적 우리가 살던 집 앞뜰이나 동네 공터에 나와 바라 본 별들의 수는 조금도 줄어들거나 증가하지도 않았고, 모양이나 빛깔도 늘 그대로였다는 사실이다.
나는 학교에서 선생님이 가르쳐 준 유성에 관한 이야기는 점점 믿기지 않게 되었다. 어쩌면 선생님의 별에 관한 장황한 설명은 정답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카시오페이아 별자리는 별이 다섯 개, 북두칠성은 일곱 개, 오리온자리는 큰 사각형을 이룬 네 개의 별 안에 또 나란히 줄을 선 세 개의 별-삼태성, 큰곰자리, 용자리, 안드로메다자리, 범자리, 사자자리, 전갈자리와 안타레스 별, 큰개자리, 작은개자리, 북극성, 남십자성, 학자리, 독수리자리…….
여느 해처럼 막 결실기에 들어선 벼들이 황금빛을 띠며 무거워진 이삭을 출렁거리고, 분홍 또는 하얀 코스모스 꽃들이 길가에 하늘거리던 달이 진 어느 초가을 밤, 나는 벽에 걸린 거울을 하나 떼어 가지고 나와 집에서 좀 떨어진 언덕 잔디밭에 놓고 마을에서 바라다 보이는 하늘을 몇 번이고 살폈다. 그렇지만 옛날에나 지금이나 조금도 달라지거나 새롭게 비치는 것은 없고, 그 모든 것들은 항상 제자리에 떠올랐다가는 새벽이면 기우는 별자리였으며 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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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PEN문학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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