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님 휴게.유머

[스크랩] 인물 사진의 거장, 카쉬 [Yousuf Karsh]展에 다녀와서..

영관님 詩 2010. 9. 9. 17:42

며칠 전 초여름 햇살이 세상 가득 쏟아지는 아름다운 아침에 카쉬전을 보려고

부랴부랴 집을 나섰다.

 

아침일찍 가지 않으면 전날 이미 엄청 긴줄에 놀라 포기했던 관계로 두번다시

실수를 저지르고 싶지않아서였다.

 

예술의 전당에서 클림트와 카쉬전을 동시에 열고 있기때문에

카쉬를 모르던 사람들 조차도 클림트를 본 후 카쉬전을 겸사겸사 보기 때문에

더 인파가 몰리는 듯 했다.

 

생각 같아선 간 김에 클림트까지 보고 오고 싶은데, 으...몰리는 인파라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예술에 대한 갈증을 문화계에서 만족 시켜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였다.

 

클림트의 그림은 오스트리아의 벨베데레 궁에서 한번 보았던 것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어

그때 보았던 걸로 만족하자니 아쉬움이 많았지만, 그래도 시장에서 사람에 떠밀려

물건 사듯 그림을 보는 것이 영 마음이 안들어 포기하고, 아침이라 조금 한산한 카쉬전을

보기 위해 전시실로 들어섰다.

 

 

 

 

<배우 오드리 헵번(사진·1929~1993)의 사진배경은 하얗다.

 

‘강한 아름다움보다는 우아하면서 매끄러운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한 작가의 의도가 담겼다.

 촬영 당시 카쉬는 오드리 헵번에게서 ‘상처 받기 쉬운 연약함’을 읽었다...

 

라는 작가의 기록을 보며 전시 광고 사진으로 당연히 오드리햅번의 눈길을 사로잡는

연약함과 섬세함에 대비되는

 

윈스턴처질의 고집스럽고, 과묵하면서도 지도자로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형형한 눈빛의 대비는 멋진 선택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세기의 연인 오드리햅번....여자인 내가 봐도 너무 아름답고,

너무나 섬세해서 만지면 부서져

버릴것 같은 치명적인 연약함이 느껴진다.>

 

 

 

 

 

 

인물 사진은 그사람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것 같다.

 

그들을 설사 잘 알지 못한다 해도 사진에서 느껴지는 성격과 그 인물이

살아온 삶의 모습이고스란히 느껴지는 얼굴.

 

그리고 카쉬의 사진에서 강조하고 있는 손의 모습은 인물의 표정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표정 하나하나와 포즈,

그리고 무언가 말을 하는듯한 손 동작과 눈빛들을

고스란히 담아 낸 작가의 솜씨도 부러웠지만,

사람의 표정과 모습이 그 사람의 인생을 대변한다는

느낌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난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을까....

집에 돌아와 그동안 찍었던 내사진들을 보니

거의가 무표정하고 경직된 모습들의 사진이 전부였다.

 

좀더 유연하고, 활달하고...

늙어도 깊은 눈빛을 지닌 그런 사진을 찍히고 싶은데

내 삶의 모습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아무튼, 오랜만에 사진전을 보고,

한가람 미술관 앞 테라스 카페에 앉아 상쾌한 초여름의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진한 커피 한잔을 마시는 기분은 삼삼했다.

 

 

출처 : 감 성 공 간
글쓴이 : 물푸레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