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과 시론

[스크랩] 언어의 설렘/표수욱

영관님 詩 2010. 9. 23. 18:28

언어의 설렘

                    표수욱

 

 

다이아몬드는 어둠 속에서 빛을 토하지 않고

빛과 빛이 만나 눈부시게 반사될 뿐이다.

 

가녀리면서 낭창낭창한 수양버들의 늘어짐처럼

나긋나긋하면서도 그 빛의 꼬리는

수양버들을 닮는다.

 

다이아몬드!

너의 찬란한 빛 때문에 순백의 낱말들은

가을 바람의 서늘함에 견디지 못한

거짓말처럼 온 몸을 휘감고 돈다.

 

누구인들 너를 탐하지 않겠는가, 오직 너는

빛을 토하고 여인들은 너의 번쩍이는 빛을 흠모한다.

 

여기 깨알보다 조금 큰 낱말들이

너처럼 빛을 물고 낙엽들 바스락거림을

달래고 있는 밤,

 

너만한 크기의 빛을 엮어

밤하늘 별빛과도 한바탕 놀아 보려나.

이 한밤 네 빛을 따라가 보고 싶다.

 

네 빛이 머무는 여기

사람들의 눈빛이 반짝이고 있다.

너의 가슴속에선 뜨거운 빛이

이제 막 용광로의 쇳물이 되어 솟아오르고

불확실한 낱말은 시의 언어가 되어

이 밤 찬란히 피어오르고 있느니.

출처 : 전북시낭송협회
글쓴이 : 표수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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