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과 시론

[스크랩] 조호진 시집『우린 식구다』중에서 "상처난 것들의 향기"

영관님 詩 2010. 10. 5. 18:42
Ωᛯᛯᛯᛯᛯᛯᛯᛯᛯᛯ 무지개 영상편지 ᛯᛯᛯᛯᛯᛯᛯᛯᛯᛯΩ
조호진 시집『우린 식구다』--- 상처난 것들의 향기
♤♠♤ 2010년 10월 5일 화요일♤♠♤



사진:조호진 시집



 
♣ 상처난 것들의 향기 ♣ 

          詩 조호진
빛나고 반듯한 것들은 모두 팔려가고 상처난 것들만 남아 뒹구는 파장 난 시장 귀퉁이 과일 좌판 못다 판 것들 한웅큼 쌓아놓고 짓물러진 과일처럼 웅크린 노점상 잔업에 지쳐 늦은 밤차 타고 귀가하다 추위에 지친 늙은 노점상을 만났네 상한 것들이 상한 것들을 만나면 정겹기도 하고 속이 상하는 것 "아저씨 이거 얼마예요!" "떨이로 몽땅 가져가시오!" 떨이로 한아름 싸준 과일들 남같지 않은 것들 안고 돌아와 짓물러져 상한 몸 도려내니 과즙 흘리며 흩뿌리는 진한 향기 꼭 내 같아서 식구들 같아서 한입 베어 물다 울컥거렸네
▣ 조호진 시인 ▣

◇ 1960년 서울 영등포 출생. 1989년 『노동해방문학』 창간호 통해 작품 활동 시작. 군부독재 상황에서 아명 태진(胎鎭)을 필명으로 사용. 노동자 시모임 ‘일과시’ 동인/ 한국작가회의 회원. <오마이뉴스> 사회부, 편집부 기자(2002년~2007년). 현재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족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음.

▦ 시장에 가면 사람 냄새가 난다. 사무실이나 관공서에서 맡는 그런 냄새가 아니라 땀에 절은 냄새, 무슨 사연인지 몰라도 눈물로 얼룩진 냄새, 두엄이 발효되는 냄새, 논바닥의 냄새, 파밭의 냄새 그리고 봄산의 진달래, 생강나무꽃 같은 냄새, 가을산의 능이버섯 같은 냄새가 어울려 때묻지 않은 인간의 냄새를 창조한다. 그 향기는 소박하기만 하다. 사기를 당해 알거지가 되어 본 사람, 노임을 착취 당한 사람, 이혼의 아픔을 겪어본 사람, 공장의 문이 닫혀 직장을 잃어 본 사람, 농토에서 죽도록 일하고 난 후 쭉정이가 되고 관절들이 망가진 사람, 그 눈물들 거두며 주막이라도 열어 스스로 위로하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간다. 그 수많은 사연들이 아주 소박하고 인정 많고 이해심 깊고 맑은 사회를 만들어 간다.

요즘 농촌은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버려 장날이면 아침 반짝시장 같은데 도시의 장날은 다르다. 전날 밤부터 장날 밤까지 분주하다. 파장 시간이면 노점에 앉아 채소를 파는 사람들이 애타게 손님을 부른다. 생선장사도 마찬가지다. 더러는 집에 가기 위해 주변의 식당이나 주막에 물건을 들고 가서 거저 주다싶이 하면서 애걸하면 주인은 못 이긴 척하며 받아준다. 봄나물이건 과일이건 생선이건 적은 돈에 한 보따리를 거저 얻는 것 같을 때도 있다. 시들고 상처난 채소이면 어떠랴. 상처난 복숭아, 사과이면 어떠랴. 파김치, 꼬들빼기김치, 갓김치, 배추김치는 발효되면서 깊은 맛을 내고, 과일은 썩거나 말라가면서 진한 향기를 내뿜지 않는가. 조호진 시의 "상처난 것들의 향기"는 이런 내용을 잘 그려내고 있다.

그의 첫시집 『우린 식구다』는 80년대 쓴 노동자의 현실부터, 교회와 사회의 현실, 집 없는 설움, 불법체류자의 아픔 등을 그려낸 작품이 들어 있다. 상당 기간 형제처럼 지내온 터라 그 시를 써야만 했던 마음을 쉬이 이해할 수 있다. 작품들 편편이 아주 소중하게 느껴진다.

<2010. 10. 5. 김기홍>

- 사진출처: 오마이뉴스/참다래
- 선율: 국악명상 해으름의 강가 중 "언제 오시려나"


◐ 김기홍시인의 꿈과 희망을 찾아서 ◑


▲ 김길홍님 촬영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지난 추석 무렵에 서울과 경기 지역엔 많은 분들이 홍수 피해를 입었는데, 배추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날씨마저 쌀쌀해져 고통이 클 것 같습니다.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인간들은 깨끗한 공기, 깨끗한 물을 마시려고 하면서 숨을 쉬어야 할 땅은 수많은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대리석 등으로 덮어 버리니 쏟아지는 빗물은 어디로 가겠습니까. 사람도 그렇게 하면 단 하루도 살지 못하고 죽을 것입니다. 비대한 도시는 이제 비워가며 가능한 공원도시로 만들어 가고, 사람들도 그물로 잡아 작은 고무대야에 모아놓은 물고기처럼 서로 뜯어먹고 살지 말고 여유롭게 사는 길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앞날을 걱정하는 수많은 양심 바른 사람들의 바램을 무시하고 현 정권은 여전히 4대 강을 파헤치고 보를 만들어 가로막고, 대구나 구미를 항구로 개발한다는 계획까지 은밀하게 추진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집권당 국회의원은 꼭두각시를 자처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 역행하는 무서운 죄악을 누가, 무엇이 깨닫지 못하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연의 순리와 진리와 은혜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 앞에서 전지전능하신 하느님도 기가 막혀 막강한 자기 지위와 권력을 포기하고 보따리 싸서 어디론가 떠나버렸나 봅니다. 그래도 서로 아픈 마음 달래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며 살아갑시다. 희망만은 절대 잃지 맙시다.

내일 노벨문학상 발표가 있다는데 올해는 고은 시인께서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모든 분들이 평안하고 건강하시기를기원합니다.

2010. 10. 5. 김기홍(金祈虹) 드림
▶게시판(아래 제목을 클릭하시면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

▣ 직녀 장정희 님, 여행에세이 <슬로시티를 가다>출간 / 휴먼 앤 북스 ▣
▣ 고흥 도화헌미술관 '가을전어전" ▣
▣ 충북 영동 "천태산 은행나무 詩祭" ▣
▣ 순천시립도서관 청소년반 성인반 무료 문예창작 강좌(6월~10월) ▣
♥ 시사적인 내용은 여러분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 이 영상편지는 다음 메일로 보내기에 야후나 네이버에서는 사진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이 영상편지는 제가 모든 은혜로운 분들에게 드리는 최소한의 성의입니다.

◐ 김기홍시인의 꿈과 희망을 찾아서 ◑

출처 : 김기홍시인의 꿈과 희망을 찾아서
글쓴이 : 김기홍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