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가족의 집

[스크랩] 고향 친구

영관님 詩 2010. 10. 23. 18:52

 

 

 



 고향 친구 

시오리 학교길을
코흘리며 어울려 다니던
고만고만한 또래의 동무들이 고향에 남아
이제는 마을 이장도 하고
농민 후계자도하며
어른들만 가는 곳이라 여겼던 마을회관 사랑방을
내집처럼 들어 가 앉아
오랫만에 한잔하세
따라주는 막걸리 술잔을 받으면
목젖으로 술 한모금 넘기지 않아도
눈시울에 먼저 주기가 오른다
"그래 친구야 고생 많았지"
입에 발린 소리를 술과 함께 삼키고
자네도 한잔 받게
빈술잔 내미는 굵은 손마디 감싸쥐면
가슴으로 전해오는
친구의 흙냄새 그 저린 아픔
더러는 사십 다 되도록 장가 못들고
더러는 자식같이 기른 가축, 채소, 그냥 버리고
울화통에 마신 술로 속병만 들은
친구 손 잡고 그 술잔에
값싼 연민의 정을 따르
친구야 객지에서 고생 많지?
그 소리 그만 목이 메이는
고향의 밤하늘
뿌우연 은하수가 밤새 흘렀다.

<옮긴 글>


"보문호수의 벗꽃"




 

 
 

 

출처 : sofco12
글쓴이 : 나그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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