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詩낭송모음

[스크랩] " 강 " 시 구상 낭송 김주순

영관님 詩 2010. 11. 8. 21:25

 

 

   강

                                                        시 : 구 상  낭송 : 김주순

아침 강에안개가자욱 끼어 있다.

피안을 저어 가듯태백의 허공 속을나룻배가 간다.

기슭, 백양목 가지에까치가 한 마리요란을 떨며 날은다.

물 밑의 모래가여인네의 속살처럼맑아 온다.

잔 고기떼들이생래의 즐거움으로노닌다.

황금의 햇발이 부서지며꿈결의 꽃밭을 이룬다.

나도 이 속에선밥 먹는 짐승이 아니다.

산들이 검은 장삼을 걸치고다가앉는다.

기도소의 침묵이 흐른다.

초록의 강 물결이능금 빛으로 물들었다가

금은으로 수를 놓다가설원이 되었다가

이 또한 검은 망사를 쓴다.강 건너 마을은제단같이향연이 피어오르고

나루터에서호롱을 현 조각배를 타고외론 혼이 저어 나간다.  

강이 숨을 죽이고 있다.

기름을 부어 놓은유순이 흐른다.

닦아 놓은 거울 속에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마냥 깊다. 

선정에 든 강에서나도 안으로 환해지며화평을 얻는다.

바람도 없는 강이몹시도 설렌다.

고요한 시간에마음의 밑뿌리부터가흔들려 온다.

무상도 우리를 울리지만안온도 이렇듯 역겨운 것인가?

우리가 사는 게이미 파문이듯이강은 크고 작은물살을 짓는다.

강에 은현의비가 내린다.

빗방울은 물에 번지면서<발레리나>가 무대 인사를 하듯

다시 튀어 올라 광채를 짓고저 큰 흐름 속으로사라지고 만다.

강은 이제 박수소리를 낸다.

저 산골짜기 이 산골짜기에다육신의 허물을 벗어흙 한줌으로 남겨 놓고

사자)들이 여기 흐른다.

그래서 강은 뭇 인간의갈원과 명인을 안으로 안고흐른다.

나도 머지않아 여기를 흘러가며

지금 내 옆에 앉아낚시를 드리고 있는 이 작은애의그 아들이나

 아니면 그 손자놈의무심한 눈빛과 마주치겠지?

그리고 어느 날 이 자리에 또다시

내가 찬미만의 모습으로앉아 있겠지!

 

출처 : 전북시낭송협회
글쓴이 : 호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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