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詩

[스크랩]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영관님 詩 2010. 5. 18. 18:49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나는 한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女子
그 한 잎의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잎의 영혼 
그 한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女子를 사랑했네
女子만을 가진 女子
女子아닌 것은 아무 것도 안가진 女子
눈물 같은 女子
슬픔 같은 女子 
병신 같은 女子
시집 같은 女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女子 
그래서 불행한 女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女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女子
(낭송/이화영)
* 오규원 (시인)
  1941년 12월 29일 경남 밀양 출생- 2007년 2월 2일 별세 
  동아대학교 법학 학사 
  데뷔 :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 
  수상 : 2003년 제35회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문학부문 
  경력 : 1982년 ~ 1998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
  저서 : [오규원 시 전집 1, 2]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 
         [새와 나무와 새똥 그리고 돌멩이] 등 다수

제자 손바닥에 손톱으로 마지막 시를 쓰고 떠나다 

출처 : 시인의 파라다이스
글쓴이 : 채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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