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詩

[스크랩] 어린 부처님 오신 날

영관님 詩 2010. 6. 2. 20:17

      어린 부처님 오신 날




                             윤 건 영




      흙의 자궁들마다

      양수 속에서 꿈틀거리는 봄을 키운다.

      바람의 입이 나를 삼킬 때까지

      풀어야 할 화두인

      양파다.


      지하철 속

      달팽이 한 마리

      적멸보궁 내려놓기까지

      번뇌번뇌 아무리 외친들 자폐증, 희귀질환

      정신지체 장애아를 둔 어버이 번뇌보다 더할까

      착각 속에서 늘 벗겨보면서도

      삶이 無인 줄은

      모른다.


      어린이 날,

      어버이날 지나가고

      부처님 오신 날 누가 문 두드린다.

      전기세 물세 받으러 온 주인인가 싶어

      부엌문 열고 보니 글쎄

      가로등 불빛 끌어안고 엉덩이 흔드는

      키들키들 걸어가는

      맨발의 밤비.

       
      //

       
      //

      출처 : 자유문학회
      글쓴이 : 바보울보/윤건영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