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詩낭송모음

[스크랩] 제6회 전북 詩 낭송 대회

영관님 詩 2010. 11. 10. 18:55

 

 

 

진안이 


                       시 : 고  은

                          낭송 : 이재경


부엌 아궁이에

두 솥 건 아궁이에

검불불 밀어넣다가

굴뚝에서 거꾸로 내리지른 바람에

검불불 쏟아져나와

박속같은 기창이 누나 얼굴에 덮쳤다

날벼락이야

날벼락이야

그 얼굴

그 열사흘 달 같은 얼굴

엉망으로 문드러져

눈 까뒤집히고

코 없어지고

두 볼 불타버려

세상에 없는 추녀 되어버렸다

3년 뒤부터

뒷방에 갇혀 있다 나와서

죽어버리라고

가두고 못질해버렸는데

아버지 화 풀려 나와서

큰 집 머슴 진안이 마누라 되었다

논 2천 평하고

초가삼간 집 한 채하고 주어

그걸로 살아갔다

주제에 노랑저고리 다홍치마 입고 살아갔다

그 징그러운 기창이 누나하고 사는 진안이

그 추물 앞에서

내 마누라

내 마누라 하고 정들어 살아갔다

떡두꺼비 같은 아들 삼형제 두고 살아갔다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게

그냥


 

 

출처 : 전북시낭송협회
글쓴이 : 새시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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