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장원
낙엽 안양예고 소 한나
무수골 위, 저 끝에 처년바위 서 있다
작은 밭을 개울물에 외로이 담그고서
떨어진 다ㅏㄴ풍잎들을 바람 한 장에 날린다.
하늘을 가득 머금은 개울물로 떨어진
나무의 기억, 한장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잎맥을 따라 흐르는 햇빛들이 가라 앉는다.
회리바라ㅏㅁ이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간질이자
마른 단풍이 다시 한번 머리를 턴다
개울밑, 쌓인 기억이 부서질 듯 일렁인다.
처녀바위는 간질이는 단풍잎에 말이 없다
무수골로 올라가면 처녀바위 저 혼자
입동을 견디기위해 단풍잎을 끌어 모은다.
학생부 차상
운동화 서울 영신여고 2학년 박세희
동생의 새 운동화 한짝이 사라졌다
냉장고 둘째칸에 놓여있는 기억 한 짝
할머니 손사래치며 내 등뒤로 숨는다.
며칠째 한짝 한짝 기억을 넣어 놓는
털 니트 모자의 어린아이 덕분에
가끔씩 우리집 지붕 들썩대며 웃는다.
코스모스 모여앉은 공원을 도는데
낮고작은 두 그림자 흔들림을 보았다.
어쩐지 등 굽은 어깨 야위어 있었다
가벼운 무게탓에 닳지않는 운동화
할머니 새 운동화 부러운지 동생신발
자꾸만 들었다놨다 뒷 모습이 아이같다.
출처 : 소가야시조문학회
글쓴이 : 벽송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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