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과 소설

[스크랩] 지혜의 말씀 15

영관님 詩 2012. 4. 2. 17:42

사람의 마음

어느 날 마당에서 토끼에게 풀을 먹이던 아이가 물었습니다.
“엄마, 토끼는 어디를 잡아야 꼼짝 못하지요?”
어머니가 대답했습니다.
“그야 귀를 잡으면 되지.”
그때 고양이 한 마리가 담장 위를 지나갔습니다. 아이가 물었습니다.
“엄마, 그러면 고양이는 어디를 잡아야지요?”
“목덜미를 잡으면 되지.”
이번에는 어머니가 물었습니다.
“그러면 사람은 어디를 잡아야겠니?”
“목덜미를요. 아니, 팔을요. 아니어요… 모르겠어요.”
하지만 어머니는 답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아이는 자라서 엄마 나이만한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습니다.
사람은 목덜미를 잡을 수도, 팔을 잡을 수도 없고
오직 마음을 잡아야만 된다는 것을.
그리고 어머니가 왜 가르쳐주지 않았는지도 깨달았습니다.

손광성 / 수필가

무엇이 된다는 것

종이 그 속을 비운 이유는
멀리까지 소리를 울리기 위함이고
거울이 세상 모습을 평등하게 담을 수 있는 것은
그 겉이 맑기 때문입니다.

강물이 아래로만 흐르는 것은
넓은 바다가 되기 위함이고
바람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것은
형체가 없기 때문입니다.

혜자 스님 / 도선사 주지, 풍경소리 대표이사

 

나는 다만 길을 가리켜 줄 뿐이다

바라문 출신의 수학자 목건련이 부처님에게 물었다.
“그 많은 부처님의 제자 중에 깨달음을 이룬 사람도 있고
방황하는 이도 있고,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있고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똑같이 가르침을 베풀었는데도 왜 그러합니까?”
부처님은 조용히 답변했다.
“나는 다만 길을 가리켜 줄 뿐이다. 그 길을 가고 아니 가는 것은
그들에게 달려 있다.”

김원각 / 시인

 

마음에 두지 말라

만행을 하는 스님이 날이 저물어 작은 암자에 들었다.
다음날 스님이 길을 떠나려 할 때 암자의 노승이 물었다.
“스님은 세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세상은 오직 마음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노승은 뜰 앞의 바위를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이 바위는 마음 안에 있느냐? 마음 밖에 있느냐?”
“마음 속에 있습니다.”
스님이 대답하자 노승은 웃으면서 말하였다.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이 왜 무거운 바위를 담아가려고 하는가?”

문윤정 / 수필가

 

낙엽

낙엽은 미래에의 동경도 없고
슬픔과 희열에 넘치는 감정도 없다.
그러나 세상을 터득한 철학이 있고
애련을 놓아버린 평화가 있다.
이제 어디에 떨어진다 해도 불만이 없다.
바람이 불어오는 데로 따라가면 된다.
돌담 밑 그늘진 곳도 좋고
양지 볕 따스한 곳도 좋다.
어디인들 쉴 곳이 아니랴?
하늘하늘 춤추듯이 내려오는 낙엽에는
그냥 자연이 있을 뿐이다.

김시헌 / 수필가

출처 : 무진장 - 행운의 집
글쓴이 : 유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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