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신(洗身)은 뜻 그대로 몸을 닦는다라는 뜻이며 세신사(洗身士)는 몸을 닦어주는 사람 즉 목욕탕에서 때를 밀어주는 때밀이아저씨를 총칭하는 말이다. 아직은 그 세신이라는 단어에 익숙해 지지 않아 그 생소한 말보다는 때밀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지만 간혹 목욕탕의 때밀이 아저씨들은 그 말에 기분을 상하기도 하나보다. 그럼에도 나는 세신이라는 단어를 까먹고 자꾸만 원색적인 용어인 때밀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아무튼 필자는 일주일에 한번정도 그야말로 목욕탕에서 세신을 하며 살고있다. 어느땐 돈이 아깝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은 스스로 때를 밀지못하는 습성에 의해 생겨난 일상의 중요 행사이기도 하기에 쉽게 포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참고로 목욕탕마다 다르지만 세산료는 대게 만원에서 만오천원정도로 책정되어 있다.
목욕을 하며 세신을 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과 한국 두나라밖에 없다고 한다. 목욕 문화 특히 지정학적인 특성으로 온천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세신을 하지 않고 있다. 최근엔 우리나라의 세신이 전파되어 일본에도 더더욱 미국과 유럽에서도 한국식 세신이 점점 자리를 잡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기도 했지만 이태리 타올이라는 목욕전용 때밀이 타올을 발명해낼 정도로 한국의 세신법은 유별나기도 하다.
한국인들에게 있어 세신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세신을 취급하는 학원들도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 성황을 이루고 있으며 또한 그곳에서 양성된 일급 세신사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수입이 좋다는 해외취업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3 디 업종이긴 하지만 힘만 있으면 퇴출이나 해고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될 소위 불황이 없는 직업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것이 언젠가 KBS 2TV 드라마 시티에서 '때밀이 넘버 3' 라는 제목으로 바로 이 세신과 세신사에 관한 드라마를 방영한바도 있다. 세신 즉 때미는 일을 무술의 한 비법으로 각색을 하여 만든 드라마였는데 참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 세신사역활이였던 주인공은 요즈음 인기가 있는 스타 쥬니어쇼 '붕어빵'에서 천재적 모습을 보이고 있는 지웅이와 하은이 아빠이기도 한 탈랜트 '정은표' 였던 거 같다.
아무튼 오늘 아침에도 나는 숙소앞 목욕탕에 가서 세신을 했다. 세신대에 누울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나의 알몸과 나의 치부일지도 모를 때미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렇게 타인인 세신사에게 맡긴다는 것이 과연 잘하는 짓인가 하는 회의감이 들때도 있다.가끔은 알몸으로 세신대에 누워있는 나의 모습이 마치 도마위에 올려진 털을 뽑아놓은 통닭과 같다는 생각에 쓴웃음이 나올때도 있다.그것은 다른 손님들이 세신대에 누워있을때도 마찬가지다.
세신을 자주하면 피부가 상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의사들도 있지만 세신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세신을 하고 나면 그렇게 시원할수가 없다. 마치 가톨릭에서 고해성사를 바치고 난 후 마음처럼 내가 지니고 있던 몸의 때뿐만 아니라 마음속의 때까지도 말끔하게 닦여져 있는 듯한 느낌에 하루종일 기분이 좋기도 하다.
'때밀이가 아니예요,,,앞으론 세신,,,세신사라고 불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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