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가족의 집

[스크랩] 초겨울날 철길이 흐르는 풍경

영관님 詩 2010. 5. 5. 19:37

길게 

여인의 멋찐 각선미 같이

길게 이어진

철길

녹슬은 철길

다리사이에로

 

빨갛코

노오란

낙옆들이 딩군다

 

그끝으로

연결막대기가 갈라져

한없는

아린기억을 틀추어 내고

 

철길따라

꼬불쪼불 굽어 돌아가는

강물은 무심하게 흘러내리고

매서운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오후 늦은 자락

 

아무도 없다

사방은 너무나 고요하다

 

조그마한 새 두마리

그 철길에 앉아

촐랑촐랑 뛰어다니며

낙옆사이를

가녀린 입술로 쪼아데더니만

후루루르륵

날아가버린다

 

다시

침묵이 흐르고

바람은

길게이어진 철길사이

누렇케 변해버린 잔디 사이를 헤친다

 

너무나 교요하다

아무도 없는 이 길고 좁은 사이를

찾는이 없다

 

멀리

기적소리가 들린다

 

까만점이

점차 커져가더니만

검은 덩어리

 

달그락달그락

소리를 내며

힘겹게 쇠덩어리를 달고 달려온다

 

이른봄

어린소녀와

두 아가씨

바구니를 들고

여기에 쪼그려 앉아

 

갓피어난

봄나물을 캐다가는

문득

철길끝을 바라보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를 바라보며

 

기억속에

가물거리는 영상을

아니

잊지도 않은 

떠오르지도 않은

안타까움을 끄집어내려 애쓰던 모습이

 

그 아린 풍경을

이 차디찬 쇳조각은

지금

꺼내고 싶은 심정이리라

 

이렇케 바람부는

추윅가 시작되는

황량한 철길사이로

 

또다시

적막이 다가온다

 

조금있으면

그것조차 생각할수 없는

캄캄한 밤이 오겠지

모든것을 잠재우는 밤이 오겠지

 

아무도 없다

이렇케 또 하루가간다

 

따스한 봄날을 기다리면서

오늘도

무심히 하루를 보낸다................

 

 

 

출처 : 당신이 머문자리는 아름답습니다
글쓴이 : 하늘바람나라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