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시조
- 가을밤 - 서거정(徐居正) 山月皎如燭 松風喧似溪 산월교여촉 송풍훤사계 幽人坐不寐 鳥驚猶未栖 유인자불매 조경유미서 산달은 등불인양 환하고 솔바람 냇물처럼 들리네 나는 잠 안 와 앉았고 놀란 새 둥지에 못 드네 높이 매단 등불처럼 산달이 밝다. 숲 사이 갈피마다 훤히 비춘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빠져나가는 바람 소리가 물 불어난 시냇물 소리 같다. 대낮 같이 밝은데 잠이 오겠나. 귀가 시끄러운데 잠을 자겠나. 나는 그저 오두마니 앉아 눈감고 솔바람 소리를 듣다가, 물이 너무 불어난다 싶으면 감았던 눈을 뜨고 마당에 가득 고인 달빛을 바라본다. 달빛이 넘치는 소리 출렁.. 태풍을 몰아오는 바람소린가? 쏴아.. 새도 놀라 방황하며 둥지 둘레를 퍼득이며 난다. 먼데 닭 우는 소리 꼬끼오오.. * 서거정(徐居正1420~1488): 학자. 자 강중(剛中). 호 사가(四佳). 육조의 판서. 좌찬성 역임. 본관 달성(達城). <경국대전> <동국통감> <동국여지승람>등의 편찬에 참여. <향약집성방> 국역. <동문선><필원잡기><사가정집> 등 저서가 많다. 시호 문충(文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