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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본란(‘11.05.12자)에서 필자는 ‘전북문학관’ 건립의 필요성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문학관 건립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는 전제와 그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며 문학관의 건립 방향에 대하여 의견을 피력하고자 한다. ‘형식이 내용을 규제한다’는 말이 있다. 물리적인 세계나 사회현상에서도 형식(생산관계)과 내용(생산력)은 밀접한 관련성을 지닌다. 형식 없는 내용 없다. 심지어 일정한 형식은 일정한 내용을 만들어낸다. 오래된 유머지만, 군복 입은 사람과 민간인이 동행하면 ‘사람이 군인과 함께 간다’고 하였다. 군복이라는 형식 때문에 사람의 본질을 놓치게 되는 구체적 사례다. 군복이라는 유니폼(형식)이 군인이라는 사람(실질)을 놓친 격이다. 그러므로 내용에 알맞은 형식을 지닌다는 것은 어느 사물이나 필수 요건이다. 인간이 가장 사람다운 행위로서의 의례를 행할 때 ‘의관(衣冠)을 정제(整齊)한다’고 한다. 즉 옷차림을 가지런히 정비한다는 뜻이다. 이 말이 발전하여 의관문물(衣冠文物)이라는 말까지 생겼으며, 이는 곧 문명화의 수준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외관을 바르고 합당하게 갖추는 일은 무엇보다도 선결문제가 아닐 수 없다. 벌써 오래전 일이지만, 마을회관이나 양로당 등이 우후죽순으로 건립되었다. 으레 이런 건물들은 그 마을에서 가장 현대식으로 말쑥한 모습을 자랑한다. 실제로 그런 건물에 들어가 보면 각종 편의시설들이 제 자리에 알맞게 갖추어져 있어 마을 사람들의 요긴한 활동 무대로 손색이 없다. 그뿐이 아니다. 요즈음에는 도시나 읍면 단위에도 주민들 문화센터로서 복합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다. 기초단체로서의 지역사회의 구심적인 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곳에서 행정업무도 집행하고, 주민들의 회합의 장소로 쓰이기도 하며, 혹은 도서관 역할까지 수행하기도 한다.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래서 이런 건물들이 수십억 원을 들여서 건축되는 것은 역량만 있다면 말릴 일은 아니라고 본다. 마찬가지로 전북문학관도 그런 위상에 걸맞은 형식을 갖추어야 한다. 문학관이 수행해야 할 업무의 내용에 합당한 외형을 지녀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도내에만 1천여 명이 넘는 등단 문인들과 그 외 출향문인까지 고려한다면 전북문학관은 그에 알맞은 활동 공간을 마땅히 확보해야 한다. 문인들의 작품을 집대성해서 읽을거리로 제공하고 연구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또한 그만큼의 저장 공간도 필요할 터이다. 어찌 저장만 할 것인가? 도민들이 수시로 관람할 수 있도록 적절한 전시 공간도 반드시 필요하다. 문인들이 골방에서 창작하지만, 그 활동의 무대는 끊임없이 열린 공간을 필요로 한다. 즉 광장에서 소통이 씨앗이 발아하여 창작의 밀실에서 꽃피울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인 작가들이 독자들과 혹은 또 다른 문인들과 자유롭고 열린 상태에서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창작 공간도 문학관이 수용해야 한다. 그런 장소로서 전북문학관은 가장 적합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또한 평생교육=평생학습의 장으로써 전북문학관이 기여하기 위해서는 문학교육 공간 또한 빠뜨릴 수 없다. 문학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 각 장르별로 우수한 교수진을 확보하고, 이를 조직화하여 도민들의 문학 향수에 대한 열의를 수용하고, 문학의 수용자이자 생산자로 거듭날 수 있는, 문학 교육시설은 문학관이 수행해야 할 중대한 업무 내용이다. 따라서 이런 교육-학습 시설이 확보되어야 한다. 여기에다가 도내에 산재해 있는 각종 문학적 유적이나 유산, 그리고 시인 작가들의 생가와 창작의 산실, 그리고 개인 명의의 문학관을 일관되게 네트워크로 조직하여 관리함으로써 종합적인 문학 센터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시설 또한 불가결하다. 이를 통해서 전북의 문학벨트를 조성해서 전북을 찾는 개인이나 단체의 문학기행 팀들에게 가장 정선된 문학정보를 제공하여 언제나 찾고 싶은 문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전북문학관의 실질적 업무는 그 한계를 설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위하다. 앞에서 열거한 정도의 문학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형식으로서 격을 갖춘 문학관으로서의 공간이 마련되어야 마땅하다. |
출처 : 전북문인협회
글쓴이 : 전북문인협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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