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의 눈물
표수욱
바다는 알고 있겠지.
어부의 뱃전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를...
어린 청춘들의 군화발자국소리 들어보았는가.
툇마루에 앉아 정오를 보낸 나는
장화를 신고 먼 북쪽 수평선에다 초점을 맞춘다.
불꽃튀는 함성이 들린다.
먹먹한 귓전에 부서지는 차디찬 신음소리와 함께
역류하는 물소리가 숨을 할딱인다.
고기들도 포성에 놀라 바위틈새로 몸을 숨기다.
깨져버린 머리통이며
핏물이 되어 흐르는 해류...
불덩이가 하늘을 감아 올리고
나의 동공은 터져 버릴 것만 같다.
불비를 맞은 하늘은 말이 없네.
여린 꽃들도 분노에 취해 비틀거린다.
나는 상한 조국을 위해 눈 부릅뜨고
피가 마른 풀들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위태로운 조국 앞에서 난 무엇인가?
그 자리, 허리가 꺽인 채 쓰러져 있구나!
어찌해야 하는지 귀청 터지도록 말해 다오.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여!
출처 : 한국문학예술
글쓴이 : 시낭송가표수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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