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詩

[스크랩] 어린이 날, 아그배나무 꽃

영관님 詩 2010. 8. 30. 17:46

 

어제는 공항에 다녀오다가 아침 운동 겸 한라수목원이나

들러 가려고 갔다가, 한창 피어 있는 이 아그배나무 꽃을

만났다. 가는 곳마다 화창하게 피어 있어 한 바퀴 돌다가

마침 내가 다니던 학교 3학년 학생들을 만났다.


소풍을 왔다는데, 작년에도 그곳에 가 앨범 사진 찍었던

생각이 났다. 선생님들을 만났더니, 같이 가 식사나 하잔다.

마침 방송대에서 강좌 문제로 가봐야 일이 있는 터라 그냥

왔다. 오늘 어린이 날 아그배나무 예쁜 꽃을 내보낸다.


아그배나무는 장미과 사과나무속에 속하는 나무로

분류학적으로는 사과나무속에 속해 배나무와 거리가 있지만,

열매가 달린 모습이 돌배나무와 비슷하며, 아기 배처럼 작은 모양

때문에 아그배나무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추측이 있다.

원산지는 우리나라, 일본으로 황해도 이남의 산에서 자란다.


갈잎 작은키나무로 키는 5~10m 정도이며, 나무껍질은 갈색인데

불규칙하게 세로로 갈라져 벗겨진다. 잔가지는 보랏빛을 띠며

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타원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예리한

톱니가 있다. 5월에 짧은 가지에서 나온 산형꽃차례에 흰색 꽃이

3~5개씩 모여 핀다. 봉오리를 맺을 때는 분홍색이지만 사과꽃과

비슷한 모양으로 하얗게 핀다. 10월에 열리는 열매는 지름 6~8mm로

작고 둥글며 버찌처럼 긴 열매자루에 달린다. 주로 빨갛게 익지만

노랗게 익기도 한다. (위키 백과)



 

♧ 오늘은 어린이 날 - 나명욱


어린이들만큼 

푸른 하늘과

고운 웃음이 어디에 있으랴


변해가는 것들 속에서

변하지 않는

아이들의 해맑은 순수

온 누리 가득한

일체의 평화로움이 어디에 있으랴


아이들은 어른의 스승이요

나와 더불어 살아가야 할 인생

문득 뒤얽힌 날들 속에

그 옛날

어린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 바라보면

다시 환한 또 하나의 행복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어린 날들 만큼

꿈 많은 봄 같은 계절이 어디에 있으랴

그 사랑스런 눈빛

아름다움이 또한 어디에 있으랴


 

♧ 어린이 날 - 구순자

    

노란 풍선을 띄우는 어린이가 있다

그 풍선 위로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바다 건너 멀리 간 아빠의 얼굴

집을 나가 오지 않는 엄마의 얼굴

그 얼굴과 얼굴 사이사이로

노란 눈물 바람이 분다



 

♧ 작은 노래 - 이해인


어느 날 비로소

큰 숲을 이루게 될 묘목들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

갓 태어난 어린 새들


어른이 되기엔 아직도 먼

눈이 맑은 어린이

한 편의 시가 되기 위해

내 안에

민들레처럼 날아다니는

조그만 이야기들

더 높은 사랑에 이르기 위해선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조그만 슬픔과 괴로움


목표에 도달하기 전

완성되기 이전의 작은 것들은

늘 순수하고 겸허해서

마음이 끌리는 걸까


 

크지 않다는 이유만으로도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다운 것들의

숨은 힘을 사랑하며

날마다 새롭게

착해지고 싶다


풀잎처럼 내 안에 흔들리는

조그만 생각들을 쓰다듬으며

욕심과 미움을 모르는

작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행복한 나라를  꿈꾸어본다


작은 것을 아끼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보이지 않게 심어주신

나의 하느님을 생각한다

내게 처음으로 작은 미소를 건네며

작은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가장 겸허한 친구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다



 

♧ 편지 - 강은교


편지 하나 날아왔습니다

유니세프'에서 온 것이었습니다

긴급지원요청 - 레소토 어린이를 위한 담요 수송 작전

나는 그 작전에 참여하기로 하였습니다

5만명의 어린이가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고, 매달 수백명의 어린이가 죽어가는 상황에서,

덮고 잘 변변한 담요 한 장이 아쉽다는 것은 상상하시기 어렵지

않으실 것입니다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우리는 죽어가고 있다. 우리는 고통 받고 있다. 매달 수백명이죽고 있는 상황, 덮을 이불이 없음

나는 그 작전에 참여하기로 하였습니다

우리는 죽고 있다? 그런데 덮을 이불이 없다?

이불들이 구름에 실려 도시의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습니다

내 살이 이불이 될 수 있다면.

나는 기도했습니다. 이불을 위해서 고통을 위해서

이불에 서리는 식은 땀을 위해서......

긴급지원요청 ---- 이불이 없음, 뼈가 없음, 덮을 구름이 없음, 뿌릴 눈물의

씨앗이 없음, 황폐함, 황폐가 뿌릴 소금이 없음, 소금인

사랑 하나가 없음......

편지 하나 날아왔습니다. 노오란 편지 하나......

편지 하나 날아왔습니다.

편지에는 구름이 그려 있었습니다.

내가 구름이라고 생각한 것이, 구름은 없고, 구름 속의

해도 없는. 나는 그 작전에 참여하기로 하였습니다.



 

♧ 난 어린애가 좋다 - 천상병 


우리 부부에게는 어린이가 없다.

그렇게도 소중한

어린이가 하나도 없다.


그래서 난

동네 어린이들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요놈! 요놈하면서

내가 부르면

어린이들은

환갑 나이의 날 보고

요놈! 요놈한다.


어린이들은 보면 볼수록 좋다.

잘 커서 큰일 해다오..!



 

♧ 하루 - 권복례


우리 반 교실에서는

방과 후 활동으로 일학년 어린이들이

그림을 그리는 날이다

옆 교실에서는

바이올린을 배우는 날이다

컴퓨터 책상 앞에 앉아서

‘한국문학도서관’ 홈을 들여다보다가

책상 위에 쌓여있던 지난 시집들을

무작위로 읽었다

간혹 들리는 미술 강사의 목소리와

옆 반에서 흘러나오는 바이올린 현의 소리와

아이들의 속살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했지만

내 곁을 떠나 둥지를 튼

아이들만이 내 앞에서 웃기도하고

밥을 먹기도 할뿐

시집안의 글자도 자꾸만 허공을 떠도는

하루다

보고 싶다.

 

출처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글쓴이 : 김창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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